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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녹조 진실과 대책” 부산까지 상수원인 낙동강을 계속 이렇게 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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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녹조 진실과 대책” 부산까지 상수원인 낙동강을 계속 이렇게 둘까?

낙동강 막은 8개 보 수문 열어야 녹조 사라져 … 윤 대통령, 4대강 보 지키려면 '취양수시설'부터 개선을

낙동강은 남한에서 제일 긴 강이다. 유역면적과 수량은 한강이 더 넓고 풍부하지만 발원지부터 하구까지 전체 길이는 낙동강이 510km로 한강 494km보다 길다.백두대간과 낙동정맥 사이를 흐르는 낙동강은 영남의 핏줄이다. 이 물에 의지해 2300만명의 사람들이 살아간다. 낙동강은 발원지부터 하류 부산까지 전체 구간이 상수원이기 때문에 다른 강들보다 훨씬 더 세심하게 수질을 관리해야 한다.영남을 제외하면 대부분 팔당호 대청호 용담호 주암호 등 상류에 있는 대형댐에서 1급수 수준의 상수원수를 공급받는다. 한강은 팔당호까지 1급수지만 낙동강은 중허리에 구미와 대구 공단이 있다. 4대강사업 뒤에는 구미 상류에서부터 2급수로 떨어졌다.
 더욱이 4대강사업 때 8개 보로 막힌 낙동강은 강이 생긴 이래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최악의 녹조 사태를 겪고 있다.낙동강 녹조 사태는 영남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낙동강 녹조는 배추와 무, 쌀, 우엉, 양파 등 노지재배 농산물에 축적돼 전국으로 유통된다. 녹조는 이제 더 이상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국민 건강권의 문제다

본포취수장
지난 여름 창원 본포교 위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본포취수장 일대 낙동강 본류. 이런 물이 표층수 그대로 취수돼 창원 일대 수돗물로 공급된다. 낙동강 녹조는 지난 10년 동안 환경부 조사에서 매년 확인된 '사실'이고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이 걸린 문제다. 더 이상 '녹조괴담'이라며 정쟁으로 몰고 갈 때가 아니다. 영남권 정치인들은 자기 지역구 주민들이 마시는 수돗물이 어떤 강물로 만들어지는지 현장 모니터링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난 7월 말 대구MBC는 대구상수도사업본부의 협조를 받아 대구 매곡정수장에서 생산한 정수장 수돗물을 채수했다. 이 수돗물의 원수는 강정보 바로 위 매곡취수장에서 취수한 낙동강물이었다. 당시 강정보는 녹조로 범벅이 된 상태였다.

 그 시료를 국립 부경대학교 이승준 교수 연구실에서 분석했다. 해당 시료에서 남세균 독소인 마이크로스시틴이 검출됐다. 대구MBC는 이 사실을 그대로 보도했다.

 지금까지 강물에 있는 녹조 독성은 정수장 고도처리(활성탄 여과) 과정에서 100% 제거된다는 게 환경부 입장이었기 때문에 MBC 보도의 파장은 컸다.

 이 보도가 나간 후 대구MBC는 대구시 달성군 주민으로부터 "집 수돗물 필터에 지난 여름부터 이상한 녹색물질이 낀다"는 제보를 받는다. 대구MBC는 10월 중순 제보자로부터 이 수돗물 필터를 받아 이승준 교수에게 분석을 맡겼다. 여기서도 남세균이 검출됐다.

녹조
지난 여름 대구국가공단 하류 낙동강에 발생한 녹조가 고름딱지처럼 덕지덕지 엉겨붙었다. 사진 남준기 기자

 

 대구MBC '대구 수돗물 필터 연두색 물질, 녹조로 확인' 보도 이후 조선일보가 반박하는 기사를 연달아 쏟아냈다.

 'MBC 무독성 물질을 남세균으로 둔갑 … 수돗물 공포감 조성' 'MBC 거짓말, 대구상수도본부 현미경 사진 제공한 적 없다' 등이다. 조선일보는 이승준 교수를 찾아가 "녹조 독성은 기준치 이내였는데 MBC가 독성이 나왔다는 사실만 부각해 보도했다"는 인터뷰까지 실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반박 논리 뒷받침= MBC 보도의 핵심은 △대구시 매곡정수장 수돗물에서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왔고 △대구시 달성군의 가정집 싱크대 수돗물 필터에서 남세균(녹조)이 나왔다는 것인데, 조선일보는 이 중요한 사실에는 눈을 감고 시험방법을 문제로 삼았다.

 이승준 교수가 국내에서 공인된 녹조 시험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조사를 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선일보의 문제 제기는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의 공식 의견을 토대로 했다.

 이승준 교수가 사용한 마이크로시틴 조사방법은 '효소면역분석법'(ELISA법)이다. 이 방법은 국립환경과학원이 쓰는 '액체크로마토그래프-텐덤질량분석법'(LC-MS/MS법)과 함께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공인한 검사법이다.

 ELISA법은 실제로 미국에서 LC-MS/MS법보다 더 널리 쓰이는 남세균(녹조) 독소 검사법이다.

 논쟁 과정에서 국립환경과학원은 "LC-MS/MS법과 ELISA법 두 방법으로 모두 측정한 결과 대구시 수돗물 원수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기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 산하 낙동강물환경연구소가 ELISA 측정기를 처음 사용해서 QA(Quality Assurance. 품질보증)와 QC(Quality Control. 품질관리) 등 정도관리가 불가능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도관리는 실험이 올바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PCR 등 모든 실험에서 필수적이다.

 낙동강물환경연구소 측정분석의 오류도 드러났다. 마이크로시스틴은 270여종이 있는데 ELISA법은 270여종의 독성을 모두 측정하고 LC-MS/MS법은 6종만 측정한다. 당연히 ELISA 측정값이 LC-MS/MS 측정값보다 높게 나온다.

 낙동강물환경연구소는 지난 8월 낙동강 원수의 마이크로시스틴을 측정하면서 ELISA보다 LC-MS/MS 측정값을 더 높게 분석했다.(ELISA 0.345~1.107ppb / LC-MS/MS 0.5471.551ppb)이는 정도관리가 안되면 측정값을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승준 교수는 12일 "수돗물 녹조독성 문제를 제기한 이유는 여름철 녹조가 심할 때 선진국들처럼 우리도 수돗물 원수나 정수를 더 자주 검사하자는 취지였다"며 "국립환경과학원이 단 한차례 검사한 뒤 녹조독성이 검출되지 않는다고 하는 건 국가기관의 자세라고 하기엔 아쉽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세계적 추세는 전체 마이크로시스틴을 분석하는 방향으로 가는데, 우리 환경과학원도 그런 쪽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문 열 수 없는 가동보부터 고쳐야= 윤 대통령은 "4대강 보를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이 선언이 독성 녹조를 지키겠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4대강 보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4대강 보는 수문이 없는 고정보가 아니라 '가동보'다. 필요할 때는 물을 담지만 녹조 등 오염이 발생하면 수문을 열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런데 보 수문을 열면 취수와 양수가 안된다. 사실상 수문을 열 수 없도록 MB정부가 대못을 박아놓았다.

 가동보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취양수시설을 보강하는 것이 4대강 보의 완성이다. 그래야 식수 안전도 지킬 수 있고 농업용수도 제대로 공급할 수 있다.

 낙동강 녹조는 지난 10년 동안 환경부 조사에서 매년 확인된 '사실'이고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이 걸린 문제다. 더 이상 '녹조괴담'이라며 정쟁으로 몰고 갈 때가 아니다.

 영남권 정치인들은 자기 지역구 주민들이 마시는 수돗물이 어떤 강물로 만들어지는지 현장 모니터링부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