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세계 추가전력 90%, 재생에너지로
미국 석탄소비 감소, EU 주춤
IEA, 지난해 정점찍고 안정세
최근 국제에너지 시장에 사뭇 다른 신호가 포착됐다. 지난해 미국의 석탄소비량은 대폭 감소했지만 유럽연합(EU)은 도리어 상승했다. 재생에너지 확대, 탈석탄 등 탄소중립을 선도해온 EU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어떤 진영 논리에도 변함없는 사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인류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저탄소 에너지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독일 뤼체라트마을 철거 반대시위서 연설하는 툰베리│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9)가 1월 14일(현지시간) 독일 에르켈렌스 뤼체라트마을에서 마을 철거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해 군중에게 연설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독일 전기·가스 공급회사인 RWE가 뤼체라트마을 인근 가르츠바일러 탄광을 조기 폐쇄하는 대신 마을을 철거하고 지하에 남은 석탄을 채취해 발전에 쓰는 것을 허용했다. 에르켈렌스 AP·DPA=연합뉴스
◆IPCC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해야"= 3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까지 전세계 석탄 생산은 82억2100만톤으로 줄어 2022년보다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향후 몇년 내로 중국 석탄 생산이 정점을 찍고 미국 EU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대규모로 생산량이 감소할 거라는 진단이다. 이들 국가의 수요 감소는 인도의 계속되는 석탄 생산 증가를 상쇄할 정도의 수준이라는 예측이다.
탄소중립 관점에서 에너지원을 판단하면 석탄 소비 감소가 제일 시급한 상황이다.
중립성과 과학적 해석을 강조하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지난달 제 6차 평가보고서(AR6) 종합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정책을 언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및 향후 계획된 화석연료 인프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만으로도 1.5℃ 탄소 배출 허용총량을 넘어선다. 2℃ 탄소 배출 허용총량과 비교했을 때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IPCC는 이번 보고서에서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정책은 배출 감축뿐만 아니라 공공수익·거시경제·지속가능성 향상 혜택이 있다"며 "동 정책으로 취약그룹에 대한 분배 영향이 있을 시 공공수익 재분배 수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전세계 석탄 소비 2020년 큰 폭 감소 뒤 증가= 3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석탄 소비는 코로나 19 이후 2020년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2021년에는 전년 대비 6% 증가해 79억2900만톤에 달했다.
또한 2022년에는 소비가 1.2% 늘어나 증가세가 둔화한 걸로 추정되지만 총 소비량은 80억2500만톤에 달해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역대 최고치는 2013년 79억9700만톤이다.
지난해 석탄 수요가 가장 증가한 국가는 인도로 추정된다. 이어 EU 중국 순이다. 인도는 전년대비 7% 상승한 7000만톤을 더 사용했다. EU는 전년대비 2900만톤(6% 증가), 중국은 1800만톤(0.4% 증가)을 더 태웠다. 이들 국가의 석탄 사용량 증가의 주요 원인은 전력부문 소비 증가다.
반면 지난해 미국의 석탄 소비는 대폭 감소했다. 사용량이 2021년 대비 6% 줄었다. 미국에서는 석탄화력에서 가스화력으로 전환이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
석탄 사용량이 늘기는 했지만 재생에너지 확대 움직임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지난해 추가 전력 수요의 약 88%를 재생에너지가 담당했다.
EU의 석탄화력 발전 증가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축으로 가스 가격이 높아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2025년까지 세계 전력 수요는 연평균 2.8%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추가 전력 수요의 90%를 재생에너지가 충당할 걸로 예측된다.
탈석탄 재생에너지 확대는 뜨거워진 지구가 더 달궈지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석탄은 하나의 에너지원일 뿐이다. 석탄을 과도하게 사용해서 문제를 만든 건 인간이다. 인류의 소중한 자원인 석탄을 아껴써서 미래세대에게 남겨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