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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생태] 극한 호우 발생에도 강수량은 평년의 82.5%

극한 호우 발생에도 강수량은 평년의 82.5%

기상청, 여름철 기후분석 결과

‘송곳 폭우’ ‘극한 호우’ ‘물 폭탄’ 등 지난여름 국지적으로 내리는 많은 비로 고통을 겪었지만 여름철 전체 강수량은 그리 많지 않았다. 통상 여름철 비는 50%가 장마철에 내린다. 하지만 올해는 전체 여름철 강수량 중 78.8%가 장마철에 내렸다. 반면 여름철 전체 강수량은 평년의 82.5% 불과했다. 평년은 지난 30년간 기후의 평균적 상태다.



가뭄에 메마른 강릉시 상수원 8월 15일 오봉저수지 상류 바닥이 드러나 있다.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5일 기상청(청장 장동언)은 ‘2024년 여름철(6~8월)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올 여름철 특성은 다음과 같다. △높은 기온과 열대야 기승 △장마철에는 집중호우 △7월 하순 이후 적은 강수 등이다. 열대야는 밤사이(18:01~다음날 09:00) 최저기온이 25℃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올해 장마는 6월 19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7월 27일 전국에서 동시에 끝났다.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474.8㎜로 평년(356.7㎜)보다 32.5%(118.1㎜) 더 많이 내렸다. 1시간 최다 강수량이 100㎜를 넘는 사례가 9개 지점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장마철을 제외한 기간에는 고기압권에서 맑은 날이 많아 동기간 평년보다 비가 적게 내렸다.

6월 하순에서 7월 중순 기간 동안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기후인자는 다음과 같다. 이 시기에는 많은 비와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다. 열대 서태평양에서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가운데 대류가 활발했다. 상승한 공기가 대만 부근의 아열대 지역으로 하강하며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서쪽에 머물던 다량의 수증기가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좁게 우리나라로 유입되면서 정체전선에 수증기를 공급했다. 덥고 습한 공기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밤에도 기온 하강이 둔화돼 평년보다 훨씬 많은 열대야가 발생했다. 장마철 기간 내내 약한 비가 꾸준히 내리지 않고 강한 비가 좁은 지역에 단시간에 쏟아지면서 비에 의한 온도 하강 효과도 적었다.

7월 하순에서 8월 하순 기간의 경우 적은 비와 고온이 특징이다. 이 시기에는 북서태평양에서 태풍 등에 의해 대류가 활발했고 북태평양고기압은 평년보다 북상해 우리나라까지 확장했다.

또한 인도 북서부에서도 대류 활동이 증가하면서 티베트고기압이 발달하며 우리나라 북동쪽까지 확장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상공에는 고기압 2개가 동시에 머무르며 함께 영향을 줬다. 이로 인해 상층 제트류(대기 상층부에서 발생하는 강한 바람의 흐름)는 평년보다 우리나라 북쪽으로 밀려나면서 맑은 날이 이어져 기온이 오르고 강수가 적었다.

올해 우리나라 해역 여름철 해수면온도는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다. 23.9℃로 최근 10년(2015~2024년) 평균(22.8℃)보다 1.1℃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