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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도시] 엘니뇨 변동성, 산업화 이전보다 36.5% 커졌다

엘니뇨 변동성, 산업화 이전보다 36.5% 커졌다

초가을 반짝 선선함 뒤 다가오는 ‘슈퍼 엘니뇨’

드디어 덥고 습한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초가을 날씨가 찾아왔다. 하지만 역대 최강 엘니뇨가 찾아올 확률이 높아지면서 극한 기상 현상에 대한 걱정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다. 통상 2~7년 주기로 발생해 9~12개월가량 이어지며, 발생 시 전세계 기온·강수 유형에 큰 영향을 미쳐 폭염 폭우 가뭄 등을 유발한다. 엘니뇨는 원래 이렇게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자연현상이지만, 최근에는 이 현상이 뛰노는 ‘변동 폭’ 자체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넓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엘니뇨가 올해 말 ‘매우 강한’ 수준으로 발달해 2027년까지 이상기후 위험을 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해수면 온도 상승과 이상기후를 상징하는 이미지. 출처: WMO 홈페이지

셀레스트 사울로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3일(현지시간) “이례적인 엘니뇨 현상은 이례적인 준비와 대응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WMO는 이번 엘니뇨가 내년 2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을 “거의 100%에 가깝다”고 밝혔는데, 이처럼 확신에 찬 전망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이 ‘변동 폭’ 자체가 온난화와 함께 이미 커져왔다는 근거가 있다. 1000년 전 산호 화석에 새겨진 옛 바닷물 온도 기록을 들여다본 결과, 최근 수십 년간의 엘니뇨발 이상고온 현상이 과거 어느 시기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해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위성 관측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진짜 이례적인 변화’인지 여부가, 산호가 남긴 천연 기후 기록을 통해 드러난 셈이다.

7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의 논문 ‘지난 1000년 고기후 기록으로 본 동태평양 엔소의 최근 강화’에 따르면, 현대(1984년 이후) 동태평양 엔소 변동성은 산업화 이전(1000~1850년)보다 36.5%, 20세기(1851~1982년)보다도 16.2%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수온 변화의 비대칭성을 보여주는 왜도 지표도 산업화 이전 중립적 분포에서 최근 뚜렷한 양의 방향으로 기울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강한 엘니뇨 사건의 빈도 자체가 늘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갈라파고스 제도 5개 섬에서 채취한 산호 골격의 스트론튬(Sr)/칼슘(Ca)비와 산소동위원소비를 분석해 1000년부터 현재까지의 계절별 해수면온도를 복원했다. 산호는 성장하면서 골격 성분에 당시 수온 정보를 기록하는데, 이를 나이테처럼 읽어내는 방식이다.

산호는 바닷물에서 칼슘을 흡수해 탄산칼슘(CaCO₃) 골격을 만드는데, 이때 화학적으로 칼슘과 성질이 비슷한 스트론튬도 함께 골격에 섞여 들어간다. 이렇게 골격에 섞여 들어가는 스트론튬의 비율은 바닷물 온도가 낮을수록 높아지는데, 이 반비례 관계를 이용해 과거 수온을 역산할 수 있다.

12개 기후모델의 산업화 이전 시뮬레이션과 비교한 결과, 산호 기록에서 나타난 변동성 증가폭은 모델이 제시하는 자연 변동 범위의 95~99% 신뢰구간을 넘어섰다. 중앙태평양의 라인 아일랜드 산호 기록에서도 비슷한 증가세가 확인됐지만, 동태평양만큼 뚜렷한 구간 구분은 나타나지 않았다.

논문에서는 동태평양 수온 변동성이 배경 상태를 벗어나 강화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엘니뇨발 가뭄·홍수·산불 등 기후 재해가 지금까지 경험한 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장기 관측 공백을 메울 추가 고기후 자료가 향후 기후모델 검증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물론 이 연구에 활용된 산호 표본이 시기나 지역별로 고르게 남아있지 않고, 개별 유공충(단세포 원생생물의 일종) 분석 등 일부 다른 대리지표는 상반된 결과를 보인다는 한계도 있다. 인위적 온난화와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공식 귀인 분석(특정 기후 현상이 자연적 변동 때문인지 인간 활동 때문인지 통계적으로 검증하는 절차) 역시 이번 연구 범위를 벗어난다.